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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길 칼럼
작성일 2015-06-09 (화) 15:35
분 류 칼럼 논단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우리 시간으로 1941년 12월 8일 새벽에 하와이의 진주만(Pearl Harbor)의 군사시설이 일본군에게 폭격을 당해 미국은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이로 말미암아 일본에 대해 선전이 포고되었습니다. 이른바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때 침몰된 미국 군함 USS Arizona는 지금도 진주만의 바다 속에 그대로 있고, 인양된 시체는 229구뿐이고 1102명의 시체는 아직도 군함 선체 내에 있고 그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하와이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졸지에 기습을 당해 참패를 면치 못한 군 당국의 현지 사령관들이지만 군법회의에 회부되지도 않았고 의회 특위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무죄를 선포하였습니다. 그것이 미국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세상이 또다시 시끄러워지고 있습니다. 세월호의 인양 없이는 참사의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과학적 지식을 나는 의심합니다. 인양 작업에 소요되는 경비가 2천억은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돌고 있는데 그 막대한 비용을 납세자들에게 떠맡기는 일이 과연 이치에 맞는 일인가 나는 걱정이 앞섭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할 일입니다. “인양 하겠다”고 하면 인양해야 하고, “인양 안 하겠다”고 하면 인양을 안 하게 되는 것이지, 누구를 막론하고 “여론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하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이고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USS Arizona가 아직도 진주만에 가라앉아 있고, 1102명의 수병들, 20전후의 젊은이들이 그 안에서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세월호 선체인양을 나는 반대합니다.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소월과 함께 그렇게 읊을 수밖에 없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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