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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영인
작성일 2016-07-06 (수) 17:31
무제한적 민주주의를 경계해야

권 혁 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2016년 7월 초 현재 우리는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고 있다.

영국에서 ‘브렉시트’를 두고 벌어진 국민투표에서 탈퇴:잔류 52:48로 탈퇴를 선택했던 영국 국민들이 투표가 끝나고 단 며칠도 지나지 않아 다수가 잔류를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렇게 조석으로 급변할 수 있는 것이 민심이고, 이런 민심에 따라 국가와 사회, 그리고 나 개인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런 민주주의를 ‘절대화’하고 그것이 다른 무엇, 특히 인간의 자유보다도 우선하는 것처럼 떠받드는 것만큼 우스운 일도 없을 것이다. ‘-ism’도 아닌 것에 ‘-ism’을 붙이고, ‘주의(主義)’도 아닌 것에 ‘주의(主義)’를 붙여 ‘절대화’하고 ‘목적화’하는 것이야말로 ‘개발에 편자’ 격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러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시민법정 500인에 의한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든가 예수의 사형 언도, 히틀러 나치당의 집권 등에서 분명히 드러난다.”는 발제문의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민주주의의 이념화, 절대화, 목적화는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민주주의의 이념화, 절대화, 목적화는 필연적으로 과잉민주주의, 무제한적 민주주의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잉민주주의, 무제한적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수의 득표를 한 사람이 권력을 획득하기 때문에, 권력 장악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국가의 장래, 경제에 미치는 파장, 기업의 국제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등에는 관심이 없다. 당장 내일 모레의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당장 유권자들의 눈앞에 펼쳐보여줄 그 무엇인기가 중요하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지금’ 지역 민심이, 또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이다. 유권자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이 비록 중장기적으로 자기파괴적이고 국가와 사회의 장래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 분명히 예상되는 것일지라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다른 한편, 투표와 다수의 힘을 인식한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을 포획하여 자신들의 특수한 이권을 위해 일해 줄 정치인을 대표로 선택한다.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오로지 당장의 선물을 주겠다는 달콤한 눈속임을 통한 ‘유권자 매수’이고, 유권자들에게는 그 달콤한 눈속임의 선물을 대가로 자신의 표를 팔고자 하는 욕망이 있을 뿐이다.....

결과가 무엇이 되었든 다수결이 결정하는 것, 여론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는 것, 득표극대화를 위해 다수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가 아닌가.”

정부가 로빈 훗이나 홍길동 같은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는 ‘복지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더욱 크고 강하게 부각시킨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만 할 시점입니다.”라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하여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라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 “소수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는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재벌대기업은 하청업체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라는 국민의 당 안철수 전 대표의 발언은 발언만을 놓고 보면 동일한 사람, 동일한 정당에서 나온 발언과도 같다.

민주주의 하에서 표를 얻기 위한 경쟁의 결과다. 이념 정당? ‘아직도 그런 것을 기대하냐’는 핀잔을 듣지 않으면 다행이다. 과잉민주주의, 무제한적 민주주의가 낳은 이런 사정은 민주주의 자체가 파괴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얼마 전의 EBS 다큐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 중 한쪽을 선택하는 것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서만 선택이 가능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은 민주주의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핵심은 시민들이 공권력을 폭력의 비극 없이 피를 흘리지 않고 교체할 수 있는 것인데, 모든 정당의 정책들이 일란성 쌍둥이처럼 똑같다면, 집권자나 집권당을 교체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이 사라진 민주주의가 무슨 의미인가.

발제문은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법 위에 있는 과잉민주주의가 아니다. 법과 자유의 원칙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절제된 민주주의이다. 절제된 민주주의란 타인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개개인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추구하는 의사 결정 방식 및 통치 구조를 말한다.

시장의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는 등 ‘자유’에 의해 ‘민주’가 제약 받을 때 ‘다수결에 의한 과잉민주’는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동감한다. 다만,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과 입법의 구분’ 및 ‘법의 지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잉 민주주의 하의 입법부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은 대부분 ‘법’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법’이란 ‘일반성, 추상성 혹은 탈목적성, 확실성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을 말하며, 그러한 ‘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것을 ‘법의 지배’ 혹은 ‘법치’라고 한다. 목적이나 동기를 내포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예외 없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의 지배가 확립될 때 비로소 ‘자유’에 의해 ‘민주’가 제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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