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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아사설
작성일 2016-06-17 (금) 18:19
무작정 시작한 보편복지 무상보육, ‘구조조정’해야 옳다
 
보편적 무상보육을 7월부터 선별적 무상보육으로 바꾸는 ‘맞춤형 보육’ 제도가 야당과 일부 어린이집의 반대로 흔들리고 있다. 취업 여성들이 0∼2세 아이를 맡길 곳이 부족하다는 여론에 따라 하루 12시간 이용 가능한 어린이집 종일반을 취업여성 위주로 운영하고, 전업주부와 육아 휴직자의 자녀들은 하루 6시간 맡기도록 구조조정을 한 것이 맞춤형 보육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줄어든다며 반발하는 어린이집 원장들이 내주부터 집단 휴원을 예고해 일하는 엄마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아무리 선진 복지국가라 해도 전업주부 아이들을 종일, 무상으로 돌보는 나라는 없다. 일본과 프랑스는 맞벌이가 아니면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없고, 영국 독일 스웨덴은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에 제한을 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출발부터 엄마의 취업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종일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잘못 설계하는 바람에 어린이집에선 자녀를 빨리 데려가는 전업주부만을 선호해 정작 보육이 절박한 취업 주부가 불이익을 당하는 구조였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전업주부의 종일반 이용을 제한하고 절감된 예산을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 보육의 질 향상에 쓰도록 정책을 바꾼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야당도 지난해 9월 맞춤형 보육에 동의했고, 전년도 대비 1083억 원 증액된 보육 예산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시행을 불과 2주일을 앞두고 돌연 “맞춤형 보육 도입으로 피해를 볼 사람이 발생할 것이 눈에 보이는데 그냥 있을 순 없다”고 나선 것은 야당의 발목 잡기 고질병을 드러낸 것 같아 실망스럽다. 맞춤형 보육 도입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있다면 어린이집 원장들일 것이다. 정치권이 이들의 ‘조직적’ 반발에 휘둘려 정작 일하는 엄마들의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될 일이다. 맞춤형 보육으로의 전환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가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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