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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동길 칼럼
작성일 2016-12-04 (일) 12:33
우리 언론, 이래도 되는가

류동길 (柳 東 吉)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어쩌다가 이런 나라가 됐나.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나라는 중심을 잃고 심하게 흔들린다. 이럴 때 누군가는 중심을 잡아야한다. 정치권은 중구난방인데 언론에라도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한 일인가.

  요즘 신문과 방송, 특히 ‘종편’방송에는 최순실 사태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지나칠 정도로 넘쳐난다. 대통령의 의료기록이 공개되고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묘 문제까지 거론되는 까닭은 또 무언가. 언론은 사실이 어떻든 진상이 드러나기도 전에 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각종 인터넷 언론의 헷갈리는 정보까지 뒤범벅이다. 방송에 나오는 일부 패널들은 추측성·힐난조 발언을 일삼고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여론으로 둔갑시키거나 여론을 형성한다. 사랑방 야담이나 시골 우물가 아낙네들의 수다 같은 이야기에 식상해 종편방송을 안 본다는 시청자는 늘어난다. 일부 신문의 구독을 끊었다는 국민도 있다. 주요 언론의 자기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가 "여자 대통령의 미래를 보려면 한국을 보라"고 했다는 보도는 오보의 극치였다. 이걸 검증도 없이 보도하고 그 방송을 인용한 정치인의 모습은 코미디라고 하기엔 너무 민망하지 않았던가,

  언론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비추고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본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은 주관적이다. 객관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주관적이라는 말이다. 언론이 사회의 비리와 권력의 횡포·오만을 고발하는 비판기능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언론 스스로 오만하고 횡포해서는 안 된다. 진영논리로 국민을 오도해서는 더욱 안 된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서 언론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의혹을 부추기는 역할도 한다는 주장에 언론은 어떤 답을 할 수 있는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잘못인데도 미운 사람에게 모든 걸 덧씌워도 되는 건 아니다.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 의혹은 당연히 파헤치고 단죄해야한다. 그런데 부정입학과 불출석 학점취득은 정유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시절 대통령의 아들, 유명 국회의원 아들·딸들의 이른 바 명문대 편입학은 문제가 없었는가. 이번 기회에 대학 운동선수들의 출석과 학점 취득과정을 한 번 살펴보라.

  나라 전체가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퇴진, 촛불에 매몰돼있어 외교와 안보,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하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몰릴 판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정상외교를 포함한 통상문제 등 국가적 과제가 쌓여있다. 국가안보는 잠시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져만 가는데 경제사령탑은 안 보인다. 경제 망하고 난 뒤 누가 집권하든 경제 살릴 마법의 방망이를 가지고 있을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정권은 유한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집권당이 되건 경제 살리고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 있는가. 현재 거론되는 대권주자들은 대통령 퇴진만 외칠 뿐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지도자인체 한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태를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알 수 없지만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만 퇴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국민은 잘 먹고 잘살아야 하고 대한민국은 발전해야한다. 이 과제를 누가 어떻게 풀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우리가 걱정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국정수습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할 책임이 정치인들에게 있다.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도 언론의 참되고 책임 있는 보도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한 시점이다. 갈등을 부추기거나 섣불리 심판하려 하지 않고 중심을 잡는 그런 언론을 국민은 기대하는 것이다. 언론은 이런 국가적 과제와 국민의 염원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받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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