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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현식        
작성일 2015-05-24 (일) 02:53
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어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으며 나이 스물여섯 여자는 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간소한 출발을 했다. 그리고 어느새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때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너무나 큰 불행이었다.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그만 불이 나서 그 불로 아내는 실명을 하고 말았다. 모든 것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만들어갈 수많은 추억들을 더이상 아내가 볼 수 없을 테니...

그후로 남편은 늘 아내의 곁에 있었다.

아내는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가 않았으므로남편은 곁에서 아내를 도와 주었다.

처음엔 아내가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었지만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것을 받아 주었다.

늘 그것이 미안해서...

아내를 그 불속에서 구해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눈을 잃게 만든 것이...

많은 시간이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 없이도 주위를 돌아다닐 많큼 적응을 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남편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아무 말없이 저녁 노을에 한 풍경이 되어도 될 만큼 편안한 나이가 되어 갔다.

세월은 두 사람에게 하나 둘씩 주름을 남겨 놓았다.

아름답던 아내의 얼굴에도 세월의 나이테처럼 작은 무늬들이 생겨나고 남편의 늘 따사롭던 손도 부드럽긴 하지만 많은 주름이 생겨났다.

남편은 이제 아내의 머리에 난 하얀 머리카락을 보며 놀리곤 했다.

"이제 겨우 7월인데 당신 머리엔 하얀눈이 내렸군."

어느 날인가 아내가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제 웬지 마지막으로 이세상을 한번 보고싶어요. 벌써 세상의 빛을 잃은지 수 십년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군요. 난 아직도 기억 합니다. 당신의 그맑은 미소를... 그게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니까요."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가 않았다. 아무도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않는 아내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려고 하지 않았으니.

아내는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긴했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았고 남편은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세월은 이제 그들에게 그만 돌아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고 그 메세지를 먼저 받은 사람은 남편이었고 아내는 많이 슬퍼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 보다도 더욱 더...

그런데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주고 떠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남겨주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눈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만 보이지만 아내에게 세상의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남편 먼저 돌아가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각막을 이식 받게 되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늘 곁에 있던 남편의 그림자조차도. 병원 침대에서 내려와 이제 환하게 밝혀진 거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도심의 전경을 보면서 아내는 남편의 편지 한통을 받았다.

"당신에게 훨씬 전에 이 세상의 모습을 찾아줄 수도 있었는데...  

아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당신에게 각막 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지. 하지만 난 많이 겁이 났다오.

늘 당신은 내게 말하고 있었지.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을 때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서 말이오.

하지만 그걸 아오?

우리는 이미 늙어 버렸다는 것을...

또한 난 당신에게 더 이상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오. 당신은 눈을 잃어 버렸지만 그때 난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이제는 미소조차 지울수 없게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오.

그러나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게 나의 미소는 보여주지 못하지만 늘 내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기 바라오.

그리고 내 마지막 선물로 당신이 환하게 변해버린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기를 바라오. "

아내는 정말로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바라보며

"여보... 난 알아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에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주던 그 미소를 지어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당신도 내가 당신의 미소를 간직하기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당신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요. 나는 당신의 마음 이해하니까 말이에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이..."

그리고 며칠 뒤 아내도 남편의 그 환하던 미소를 쫓아 남편의 뒤를 따라 저 먼먼 곳으로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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