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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민식
작성일 2015-03-29 (일) 08:59
인간적인 어느 여선생 이야기

K라는 초등학교 여교사가 있었다.

개학 날 담임을 맡은 5학년 반 아이들 앞에 선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아이들을 둘러보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첫 줄에 구부정하니 앉아 있는 작은 남자 아이 철수가 있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했다.

K 선생은 그 전부터 철수를 지켜보며 철수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옷도 단정치 못하며, 잘 씻지도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때로는 철수를 보면 기분이 불쾌할 때도 있었다.

끝내는 철수가 낸 시험지에 큰 X표시를 하고 위에 커다란 빵점를 써넣는 것이 즐겁기까지 한 지경에 이르렀다.

K 선생님이 있던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의 지난 생활 기록부를 다 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철수것을 마지막으로 미뤄두었다. 그러다 철수의 생활기록부를 보고는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철수의 1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

“잘 웃고 밝은 아이임.
일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하고 예절이 바름.
함께 있으면 즐거운 아이임.”

2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반 친구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학생임.
어머니가 불치병을 앓고 있음.
가정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보임.

” 3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함.
최선을 다하지만 아버지가 별로 관심이 없음.
어떤 조치가 없으면 곧 가정생활이 학교 생활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

철수의 4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내성적이고 학교에 관심이 없음.
친구가 많지 않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기도 함.”

여기까지 읽은 선생은 비로소 문제를 깨달았고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반 아이들이 화려한 종이와 예쁜 리본으로 포장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왔는데 철수의 선물만 식료품 봉투의 두꺼운 갈색 종이로 어설프게 포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더욱 부끄러워졌다.

K선생은 애써 다른 선물을 제쳐두고 철수의 선물부터 포장을 뜯었다.

알이 몇 개 빠진 가짜 다이아몬드 팔찌와 사분의 일만 차 있는 향수병이 나오자, 아이들 몇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녀가 팔찌를 차면서 정말 예쁘다며 감탄하고, 향수를 손목에 조금 뿌리자 아이들의 웃음이 잦아들었다.

철수는 그날 방과 후에 남아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오늘 꼭 우리 엄마에게서 나던 향기가 났어요.”

그녀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 한 시간을 울었다.

바로 그날 그녀는 읽기, 쓰기, 국어, 산수 가르치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K선생은 철수를 특별히 대했다.

철수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때면 철수의 눈빛이 살아나는 듯했다.

그녀가 격려하면 할수록 더 빨리 반응했다.

그 해 말이 되자 철수는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고 모두를 똑같이 사랑하겠다는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장 귀여워 하는 학생이 되었다.

1년후에 그녀는 교무실 문 아래에서 철수가 쓴 쪽지를 발견 했다.

거기에는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교사였다고 쓰여 있었다.

6년이 흘러 그녀는 철수에게서 또 쪽지를 받았다.

고교를 반2등으로 졸업했다고 쓰여 있었고, 아직도 그녀가 자기 평생 최고의 선생님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쓰여 있었다.

4년이 더 흘러 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이번에는 대학 졸업 후에 공부를 더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쓰여 있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평생 최고의 선생님이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라 쓰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름이 조금 더 길었다. 편지에는 ‘Dr. 박철수 박사’ 라고 사인되어 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해 봄에 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철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으며, K선생님에게 신랑의 어머니가 앉는 자리에 앉아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기꺼이 좋다고 화답했다.

그런 다음 어찌 되었을까?

그녀는 가짜 다이아몬드가 몇 개 빠진 그 팔찌를 차고, 어머니와 함께 보낸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어머니가 뿌렸었다는 그 향수를 뿌렸다.

이들이 서로 포옹하고 난 뒤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된 박철수는 K선생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선생님, 절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셔서, 그리고 제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K 선생은 또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다.

“철수 너는 완전히 잘못 알고 있구나. 내가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바로 너란다. 널 만나기전 까지는 가르치는 법을 전혀 몰랐거든.”

꼭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말만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를 믿어주고 칭찬해준다면 어른일지라도 분명 큰 일을 해내리라 믿습니다.

내 입술이라고 상대방을 내 잦대로 판단해 배우자를, 자녀들을, 또는 주변의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았는지

K선생님을 보며 다시 한번 나를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격려는 귀로 먹는 보약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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