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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영인
작성일 2016-05-29 (일) 23:01
어느 유학생의 이야기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던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유학생이 미국 대학의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으로는 월세와 책값을 제하면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면 식사 문제는 해결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쓰는 시간이 아까워서 점심을 거르고 학업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했다.

빨리 학위를 마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가 속했던 학과의 교수들 중에는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가져와서 휴게실에서 먹는 경우가 빈번했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그가 학과 휴게실에 놓아둔 물건을 가지러 갔는데, 점심을 먹던 학과장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자신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체중 조절을 해야 하기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부인이 샌드위치를 너무 많이 담아준다는 것이었다.

다 먹기는 양이 많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부인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는 넋두리였다.

그러면서 혹시 샌드위치한 쪽을 먹을 생각이 있느냐고 유학생에게 물어봤다. 얼떨결에 학과장의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게 된 그는, 그 이후로도 종종 샌드위치를 같이 먹으며 학과장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세월이 흘러, 유학생이 박사 논문을 마치고 학위를 받게 되었다.

그는 학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교수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하여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다.

그는 학과장 부부도 초대했다.

학과장 부인에게 그동안 샌드위치를 잘 먹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꼭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학과장은 그 자리에 혼자 왔다.

부인이 함께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서, 유학생은 학과장에게 “사모님께 오늘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못 오셔서 섭섭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학과장은, “오늘은 내가 자네에게 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네! 사실 내 아내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네. 자네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점 미안하게 생각하네.”라고 대답했다.

점심도 제대로 못 먹는 가난한 유학생의 사정을 알게 된 학과장이 샌드위치를 넉넉하게 준비해서 그의 점심을 상당 기간 해결해 준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유학생은 학과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학과장에게 얻어 먹은 샌드위치도 물론 감사했지만, 자신의 마음이 상처받을 것을 걱정하여 자연스러운 자리에서 마치 학과장이 도움을 청하는 형식을 취하며 유학생을 배려한 그 마음이 너무도 감동스러웠기 때문이다.

유학생은 귀국해서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 제자들에게 “어쩌면 학위 과정에서 배운 그 어떤 것보다 학과장에게 배운 배려의 마음이 더 컸다.”라고 고백을 했으며 그도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유학생 시절에 학과장에게 배운 점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진정한 선행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남들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존심 을 건드리지 않는 것도 중요한 배려이다.

이왕 좋은 일을 하는 김에, 받는 사람의 마음도 헤아려 주는 것이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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